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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당시 괴담 모음.

달빛독서 2023. 9. 9.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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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이 일어나고 다시 정유재란이 일어나기 전까지 조선에는 잠시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하지만 이미 전쟁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죽었고, 또 농사를 하지 못해 여기저기 굶어 죽는 사람 또한 많았습니다.

 

한 청년이 전쟁으로 인해 집이 폐허가 되자 할 수 없이 한양에 있는 친척 집에 신세를 지고자 한양으로 올라갔습니다.

 

하지만 한양에 있는 친척집 또한 사정의 여의치 않아 청년은 할 수 없이 다시 고향으로 내려가야 했습니다.

 

고향으로 내려 가던 중 날이 저물어 밤을 지낼 수 있는 집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저기 멀리서 아름다운 여인이 문 앞에 서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여인은 아름다운뿐만 아니라 옷차림과 머리가 단정하여 전쟁을 겪은 집안이 아닌 것처럼 보였습니다.

 

한순간에 반한 청년은 그 여인에게 찾아가 자신의 사정을 설명하며 하룻밤 신세 좀 질수 없냐고 물었습니다.

 

여인은 흔쾌이 허락했고 여인을 따라 집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집안으로 들어가니 집에는 많은 하인들이 마당에 누어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청년은 이 전쟁통에도 많은 하인을 부리는 것으로 보아 밥 한 끼 정도는 얻어먹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여인은 난리 중이라 변현히 대접할 게 없다면서 간단한 술상을 대접했습니다.

 

피곤하던 차에 술까지 마신 청년은 금세 취하고 그 여인과 동침을 하게 됩니다.

 

잠을 자던 청년은 왠 한기가 느껴져 잠에서 깼습니다.

 

그런데 어디서 썩은 냄새가 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옆에서 자고 있는 여인을 깨워 어디서 썩은 내가 난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여인은 흔들자 여인의 몸은 얼음장처럼 차가웠고 썩은 냄새는 그 여인의 몸에서 난 것입니다.

 

깜짝 놀란 청년은 그 여인을 자세히 살펴보니 온몸에 구더기가 끓어 이미 오래전 죽은 시체였던 것입니다.

 

겁에 질린 청년은 황급히 방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런데 밖으로 나가자 더 깜짝 놀랐습니다.

 

마당에서 잠을 자던 하인들은 어느새 시체로 변해있었기 때문입니다.

 

겁에 질린 청년은 집밖으로 나갔고 정신없이 도망치던 도중 한 집을 발견하게 됩니다.

 

청년은 그 집에 도움을 청하자 집주인이 나와서 문을 열었습니다.

 

청년은 간신히 숨을 가다듬고 자신이 겪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러자 집주인은 혀를 차며 말했습니다.

 

"당신이 들어갔던 그 집은 원래 이 지역에서 유명한 양반집이었소.

 

그리고 그 여인은 아마 그 양반집의 딸인 듯 하오.

 

그런데 전쟁이 일어나자 난을 피해 돌아왔는데 먹을 것이 없어 모두 굶고 있었는데 역병까지 돌아 모두 죽었다고 합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청년은 몹시 슬퍼하며 다음날 날이 밝자 수레와 관을 빌려 시체를 모두 매장해 주고 직접 제문을 써서 그들의 넋을 달랬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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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 때 허봉이라는 선비가 함경도 갑산이라는 곳으로 유배를 가게 됐습니다.

 

거기서 유배 생활을 하던 도중 어느 날 바깥이 몹시 소란스러웠습니다.

 

밖으로 나가니 한 낮임에도 불구하고 사방이 어두컴컴했습니다.

 

하지만 허봉은 이는 일식 때문에 생긴 일이며 곧 다시 밝아질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마을 사람이 모두 모여 산을 쳐다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무슨 일인가 해서 산을 쳐다보니 산 중턱에 왠 커다란 여자가 머리를 풀어헤치고 몹시 싸나운 눈으로 마을을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여자는 매우 키가 컸으며 머리는 허리까지 풀어헤쳤고, 이빨은 톱처럼 매우 날카롭고 컸으며 눈은 사나운 맹수처럼 이글이글 불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릎까지 내려오는 긴 팔에 한 손에는 활을 들고 다른 한 손에는 불을 쥐고 있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고 벌벌 떨며 꼼짝도 못 하고 있었습니다.

 

잠시 후 고을 사또가 군사들을 모아 그 여자요괴에게 활을 쐈습니다.

 

허봉 또한 '축려문(逐厲文)-귀신을 쫓는 글'을 지어 요괴에게 외쳤습니다.

 

그러자 요괴는 사라졌습니다.

 

이 일은 엄청난 화재가 되어 사방으로 퍼졌습니다.

 

이 이야기는 박지화라는 선비의 귀에도 들어가게 됐습니다.

 

박지와는 도가와 주역의 대가로 명성이 높은 선비입니다.

 

박지화는 이 이야기를 듣고 "10년 안에 남쪽에서 큰 난리가 일어나 나라의 큰 재앙이 될 것이다"라는 예언을 했습니다.

 

그 이유는 그 여인은 계집녀(女)와 활을 닮은 사람(亻)과 불을 닮은 벼(禾)를 합치면 왜 나라(倭)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여인은 톱같은 이빨을 가졌다고 해서 '거치려(鋸齒女)', 혹은 갑산에서 나타난 괴물이라서 '갑산괴'로 불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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