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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비, 갈등, 파경의 단어 유례

달빛독서 2023. 8. 30.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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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비

굴비라는 이름을 생겨난 것은 고려시대 문벌 귀족인 이자겸에 의해 생겼습니다.

 

이자겸은 고려 중기에 태어난 귀족으로 '십팔자위왕(十八子爲王)'이라는 고려시대에 떠도는 소문입니다.

 

'십팔자(十八子)'는 합치면 이(李)라는 글자가 되는데 이는 곧 '이 씨가 왕이 된다.'는 뜻입니다.

 

이자겸은 이 소문을 듣고 자신이 왕이 될 것이라 생각해 반란을 일으켰지만 결국 무신 척준경에게 패해 전남 영광군에 있는 법성포로 유배를 가게 됩니다.

 

 

거기서 유배를 보내고 있는 이자겸은 어느날 말린 참조기를 먹게 되는데 그 맛이 무척 훌륭해 왕에게 진상합니다.

 

그러면서 그 말린 참조기의 이름을 붙일때 '자신이 왕에게 이 말린 참조기를 보낸 것은 왕에게 굴한 것이 아니다'라는 의미로 굴비(屈非: 굽을 굽屈, 아닐 비非)라고 붙였다고 합니다.

 

어쨌건 나중에 이성계가 조선을 세워 왕이 됐으니 '십팔자 위왕'의 소문은 틀린 게 아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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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갈등이라는 단어는 칡 갈(葛) 자와 등나무 등(藤)을 씁니다.

 

뜻만 보면 칡과 등나무라는 말인데 왜 서로가 대립하여 충돌하는 뜻으로 쓰이게 됐을까요?

 

칡과 등나무는 덩굴 식물로서 다른 식물을 감싸 올라가며 성장합니다.

 

특히, 칡과 등나무는 서로 반대방향으로 감고 올라가는데 둘 다 질기고 단단한 식물이라 한번 엉키면 풀기가 매우 힘들다고 합니다.

 

이렇게 서로간에 풀 수 없는 상황을 칡과 등나무가 엉킨 것을 빗대어 갈등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파경

파경은 깨뜨릴 파(破)와 거울 경(鏡)을 쓰는 단어로 '깨진 거울'을 뜻합니다.

 

그럼 왜 깨진 거울이 '이혼', '서로 간의 헤어짐'을 뜻하게 됐을까요?

 

이 유래는 송나라 학자인 이방 등이 편찬한 설화집 [태평광기]에서 나왔습니다.

 

589년 수나라 군대는 진나라를 공격 했습니다.

 

이때 서덕원이라는 진나라 사람은 전쟁이 시작되자 자신의 아내가 걱정되기 시작했습니다.

 

서덕원의 아내는 진나라 황제의 누이동생 낙창공주로 미모가 뛰어났기 때문입니다.

 

서덕원은 전쟁에 참가하기 전 거울 반쪽을 주면서 '만약 진나라가 망하면 당신은 수나라 사람의 첩이 될 것이니 내년 정월 보름날 수나라 서울 장안 시장에 나와 이 거울 판다고 하시오. 만약 내가 그때 살아 있으면 반드시 당신을 찾으러 가겠소'라고 했습니다.

 

전쟁은 수나라의 승리로 끝났고 결국 진나라는 망했습니다.

 

그리고 서덕원의 예상대로 아내는 수나라 공신 양소의 첩이 됐습니다.

 

전쟁에서 살아남은 서덕원은 약속대로 수나라 장안 시장으로 갔으나 거기에는 하인이 나와 다른 사람의 첩이 돼서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을 전했습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서덕원은 크게 슬퍼하며 자신이 가지고 있는 거울 반쪽 뒤에 시를 적어 아내에게 전해달라고 했습니다.

 

하인이 전해준 거울을 받고 뒤에 적혀 있는 시를 본 아내는 크게 슬퍼하며 식음을 전폐했습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양소는 크게 감동하여 낙창공주를 다시 서덕원에게 돌려보냈다고 합니다.

 

여기서 부부가 서로 이별하는 것을 '파경'이라고 불렀고 다시 합쳐지는 것을 '파견 중원'이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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