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텔레그램에 학생과 교원을 대상으로 불법 딥페이크 음란물이 유포되는 디지털 성범죄 사건이 일어나 큰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같은 sns에 여성들이 올린 셀카를 무단으로 수집해 AI에게 학습시킨 뒤, 기존의 음란물에 얼굴을 덮어 합성하는 방식으로 딥페이크 음란물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만든 딥페이크 음란물을 텔레그램에 유포했습니다.
이 사건은 2024년 8월 19일 MBC단독 보도로 알려지면서 세상에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MBC 단독 보도의 내용에 따르면 졸업한 A여성이 어느 날 인스타그램 DM을 받았는데 DM에는 음란물 내용이 들어있었고, A여성의 얼굴을 합성한 딥페이크 사진도 있었다고 합니다.
텔레그램에 있는 범죄자들은 A씨의 신상을 알아내 A 씨의 인스타그램에 협박, 조롱이 섞인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딥페이크 음란물 유포사건의 문제가 된것은 대학생만 아니라 중·고등학생 같은 미성년자인 피해자도 있었고, 다양한 여성의 직업을 대상으로 전국적으로 퍼져 있다는 점입니다.
위에 있는 사진은 중학교 3학년 남학생이 만든 딥페이크 피해 학교 현황을 표시한 '딥페이크 맵'이라고 합니다.
서울, 경기, 광주, 부산, 대구 등 광역시를 중심으로 여기저기 피해 대학교와 중·고등학교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사건은 불과 5년전 'N번 방 사건'을 떠올리게 합니다.
화재를 돌려 텔레그램 창업자 체포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간단하게 해 볼까 합니다.
이번에 체포된 텔레그램의 창업자 '파벨 두로프'는 1984년생 러시아출신의 젊은 CEO입니다.
그가 프랑스에서 체포된 이유는 텔레그램을 통한 아동 성적 학대 자료 유포를 포함한 범죄에 서비스를 악용하는 것을 방치한 혐의입니다.
잘 알려지다시피 텔레그램은 전세계 범죄집단의 메신저로 악명 높습니다.
텔레그램은 모든 메시지가 종단간 암호화를 사용해 메시지를 서버에서도 알 수 없어 어떤 내용을 주고받았는지 파악하기 힘들고 사용자끼리의 비밀대화는 제3의 어떤 기관에도 정보를 넘기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물론, 완벽하게 보안이 철저한것은 아니지만 편의성 대비 보안이 좋아서 범죄자들이 흔히 사용한다고 합니다.
딥페이크 음란물 유포 사건과 텔레그램 창립자 체포에 대한 생각
여러분은 텔레그램 창립자의 체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범죄자들을 가만히 둔 텔레그램의 창립자의 체포가 정당하다고 생각하나요?
일단, 파벨 두로프가 왜 텔레그램을 만들었는지 아셔야 합니다.
파벨 두로프는 페이스북 성공을 보고 2006년 형 리콜라이 두로프와 함께 '브콘탁테'라는 메신저를 만들었습니다.
브콘탁테는 대다수의 러시아인이 사용하는 러시아의 페이스북이라고 할 수 있죠.
이렇게 브콘탁테의 영향력이 커지자 2014년 친 푸틴 세력이자 러시아 부호인 '이고르 세친'과 '알리세르 우스마노프'의 손에 넘어갔습니다.
그 이유는 러시아 정부가 유로마이단 혁명 참가자의 개인정보를 제공 및 반정부 인사들의 페이지를 삭제할 것을 요청했으나 파벨 두로프는 이를 거절하고 독일로 망명했기 때문입니다.
그 뒤 파벨 두로프는 독일에 있으면서 절대적으로 안전한 메신저를 만들기 위해 텔레그램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2016년 CNN인터뷰에서 그의 철학을 알수 있습니다.
좋기만 한 메신저는 없다. 안전한 메신저는 테러범도 사용할 수 있고, 이를 감내해야 한다는 그의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2014년 '카카오톡 사찰' 사건이 큰 이슈가 되었습니다.
당시 검찰과 경찰이 세월호 집회를 수사하면서 활동가들의 카카오톡 계정을 압수수색하여 대화내용을 들여본 사찰사건입니다.
이 사찰사건이 알려지자 많은 한국인이 텔레그램에 가입했습니다.
또한, 2016년 '테러 방지법'이 통과되면서 국가가 내 개인대화를 사찰할 수 있다는 공포 때문에 텔레그램에 가입하는 한국인이 늘었다고 합니다.
텔레그램 창립자 체포사건은 단순히 범죄자를 묵인했다고 그가 나쁜 놈이라고 끝날사건이 아닙니다.
범죄를 막기 위해 누가 메신저를 보냈는지 알려지면, 그것이 시발점이 되어 국가가 국민을 감청하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권력자가 자신의 입맛에 안 맞는 사람을 제거하기 위해 감청을 하거나 혹은 무고하게 죄를 뒤집어 씌울 수 있습니다.
딥페이크 사건만 보면 텔레그램이 나쁜 것처럼 보이지만, 반대로 카카오톡 사찰사건을 보면 텔레그램이 맞는 것처럼 보이는 참으로 빛과 어둠이 공존하는 메신저라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여러분은 범죄를 막고 안전을 위해 텔레그램같이 익명성이 보장된 SNS는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아님, 개인의 사생활과 표현의 자유를 위해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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