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A 씨는 B 씨를 차로 치었지만 그대로 도주하였다.
그 후 체포된 A 씨는 자신은 사건 현장에도 간 적이 없다며 범행을 부인하였다.
이에 경찰은 A 씨의 동의를 얻어 거짓말 탐지기 검사를 하였는데 그 결과는 A 씨의 답변은 모두 거짓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그러자 A 씨는 거짓말탐지기는 오류가 많다며 이건 증거능력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과연 거짓말 탐지기는 증거능력이 될 수 있을까?
판결
증거능력이 될 수 없다.
거짓말탐지기의 검사 결과에 대하여 사실적 관련성을 가진 증거로서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으려면, 첫째로 거짓말을 하면 반드시 일정한 심리상태의 변동이 일어나고, 둘째로 그 심리상태의 변동은 반드시 일정한 생리적 반응을 일으키며, 셋째로 그 생리적 반응에 의하여 피검사자의 말이 거짓인지 아닌지가 정확히 판정될 수 있다는 세 가지 전제요건이 충족되어야 할 것이며,
특히 마지막 생리적 반응에 대한 거짓 여부 판정은 거짓말탐지기가 검사에 동의한 피검사자의 생리적 반응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장치이어야 하고, 질문사항의 작성과 검사의 기술 및 방법이 합리적이어야 하며, 검사자가 탐지기의 측정 내용을 객관성 있고 정확하게 판독할 능력을 갖춘 경우라야만 그 정확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므로, 이상과 같은 여러 가지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 한 거짓말탐지기 검사 결과에 대하여 형사소송법상 증거능력을 부여할 수는 없다.
기록을 모두 살펴보아도 위 검사법이나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거짓말탐지기 검사가 위와 같은 세 가지 전제요건을 모두 갖추었음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으므로, 피고인에 대한 거짓말탐지기 결과 회시는 증거능력이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선고 2005도 130 판결)
해설
거짓말 탐지기는 양심의 가책 및 탄로 우려 등 사람의 심리 변화에 따른 혈압, 맥박, 호흡, 손에 흐르는 땀 등을 읽어내서 그래프로 나타내는 기계입니다.
거짓말을 하는 경우 마음이 불안하고 손에 땀이 나고 호흡이 가빠지는 등 신체적인 반응으로 거짓말인지 아닌지를 판독하는 기계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거짓말탐지기의 검사 결과가 증거능력이 있는 경우에도 그 검사를 받는 사람의 진술의 신빙성을 가늠하는 정황증거로서의 기능을 다하는데 그친다고 판시했습니다.
그리고 거짓말탐지기는 허점이 많이 있습니다.
진실을 말한다 하더라도 조사받고 있다는 긴장감에 거짓말이라고 판정 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 사이코패스처럼 죄책감을 느끼지 않은 사람에게는 무용지물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거짓말 탐지기를 법적 증거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피의자가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거부하면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받지 않아도 됩니다.
경찰청 거짓말 탐지기 운영 규칙 제3조에는 '검사는 검사받을 자가 사전에 임의 동의한 경우에만 행할 수 있다.'라고 명시되고 있습니다.
또 '검사를 거부하는 경우 이를 이유로 불이익을 추정하거나 불이익한 결과를 초래할 조치를 할 수 없다'라고 명시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수사 도중 거짓말탐지기 조사에 반드시 응할 필요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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