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왕사
함경남도 안변군 설봉산에는 석왕사라는 절이 있습니다.
이 절에는 이성계와 관련된 전설이 하나 내려옵니다.
이성계가 왕이 되기 전 이 절에 백일기도를 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백일기도를 올리던 도중 이상한 꿈을 꾸게 됩니다.
그래서 꿈해몽을 잘해주는 사람을 찾던 도중 설봉산에 운세를 잘 봐주는 스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곳을 찾아가니 이미 한 청년이 운세를 보고 있었습니다.
스님이 청년에게 아무 글자나 써보라고 했습니다.
청년이 '물을 문(問)'자를 쓰니 스님은 청년에게
"평생 거지 신세를 면치 못하겠구먼. 문에 입이 걸렸으니 평생 문전걸식할 팔자구만"
이라 말했습니다.
청년이 낙담한 표정을 하고 간 뒤 이성계는 자신의 운세를 봐달라고 했습니다.
이번에도 스님은 아무 글자나 써보라고 했습니다.
이성계도 청년과 마찬가지로 '물을 문(問)'자를 썼습니다.
그러자 스님이 '문(問) 자는 왼쪽으로 봐로 임금 군(君), 이요 오른쪽으로 봐로 임금 군(君)이니 왕이 될 팔자'라고 했습니다.
이성계는 놀라며 자신이 꾼 꿈의 해몽도 부탁했습니다.
그 꿈은 닭이 미친 듯이 꼬끼오하는 우는 꿈, 자신이 서까래 세 개를 짊어지는 꿈, 거울이 요란하게 깨진 꿈이었습니다.
스님은
"닭이 우는 것은 새 아침이 밝아오는 뜻이고 닭 울음소리인 꼬끼오는 '고귀위(높은 고(高), 귀할 귀(貴), 벼슬 위(位)'와 비슷하니 고귀한 위치에 오른다는 뜻이오"
"그리고 서까래 세 개를 짊어졌으니 이것은 왕(王)을 말하고, 거울이 요란하게 깨진 것은 새 나라가 탄생해 세상이 떠들썩한 징조인 길몽이오"
"그리고 여기에 석왕사라는 절을 짓고 기도를 드리면 반드시 큰일을 이룰 것이오"
그 말을 들은 이성계는 스님의 말래도 석왕사를 세웠고 나중에 조선을 건국하게 됩니다.
너른개
함경남도 함주군에는 너른개라는 포구가 있습니다.
옛날 이곳에는 마음씨 고운 할머니가 주막을 경영하고 있었습니다.
하루는 남루한 노인이 찾아왔고 할머니는 그 노인을 정성껏 대접합니다.
노인은 감사하다며 떠나기 전
"저 산 위에 있는 동자석상의 눈에서 피가 흐르거든 먹을 것을 준비해 두었다가 높은 산으로 피하시오"
라는 말을 남기고 떠났습니다.
노인의 말이 심상치 않음을 느낀 할머니는 그 뒤 식량을 준비하고 매일 아침, 저녁으로 석상에 피가 나는지 확인했습니다.
그 행동을 본 마을 사람들은 할머니가 미쳤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느 날 마을의 한 청년이 할머니를 놀려줄 생각으로 밤에 몰래 석상에 붉은 칠을 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석상에 피눈물이 흐르는 것을 본 할머니는 챙겨놓은 식량을 가지고 높은 산으로 피신하면서 마을사람들에게 같이 가자고 했습니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이를 무시했고 할 수 없이 할머니 혼자 산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큰 파도가 일어나 순식간에 마을을 덮쳐버렸습니다.
그리하여 마을이 있던 자리는 지금처럼 넓은 포구가 되었고, 이후로 이 포구를 너른개라고 불렀습니다.
화형암
함경남도 안변군 안점이라는 곳에는 화형암이라는 바위가 있습니다.
이 바위에는 슬픈 전설이 하나 내려옵니다.
옛날 고구려 영류왕 때 고개 아랫마을에 한 가족이 살고 있었습니다.
부인이 아이를 임신하고 있을 때 나라에 명령이 떨어져 남편은 성을 쌓으러 부역을 떠나게 됐습니다.
그 공사는 무려 17년 동안 계속되었습니다.
17년 뒤 겨우 부역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 이 고개에서 잠시 쉬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건너편에서 한 청년이 다가왔습니다.
남편은 청년에게 어디서 사냐고 물었고 고개 아랫마을에서 산다는 대답을 들었습니다.
그 청년도 남편처럼 성을 쌓는 부역을 하러 떠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아버지도 내가 뱃속에 있을 때 부역하러 떠나 한 번도 만나보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청년이 자신의 아들임을 안 남편은 아내의 특징을 말하자 청년은 자신의 어머니가 맞다고 했습니다.
서로 부자지간인 것을 알고 기뻐했으나 곧 이별해야 한다는 사실에 눈물이 나와 통곡을 했습니다.
그들은 손가락을 잘라 바위에 부자 형상을 그려놓고 함께 숨을 끊었습니다.
이러한 사실이 온 마을에 퍼졌고 관가에서는 그 그림을 지우게 했습니다.
하지만 날씨가 흐려지면 다시 그 그림이 나타났고, 이때부터 이 바위를 화형암이라고 부르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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